1. 피해호소인, 피해주장자,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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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소인, 주장인, 피해자 등 어떤 단어를 쓰더라도 사람들은 그 뜻이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법률적으로도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피해자라고 불러도 확정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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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소송법 제223조(고소권자) 범죄로 인한 피해자는 고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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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규정에서도 '피해자'라는 단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반 사람들도 '고소=상대방 유죄'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떤 단어를 쓰든 상관이 없다는 뜻입니다.

2. 형사 절차별 단어 사용 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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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적으로 피해자는 수사단계에서는 참고인이고 재판단계에서는 증인으로 불립니다. 가해자는 수사단계에서는 피의자고, 재판단계에서는 피고인으로 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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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기사를 보면 '피해 여성 A씨가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았다', '살해 혐의를 받고 있는 박00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는 표현이 나옵니다. 우리는 참고인, 피의자 등의 단어를 통해 아직 재판으로 넘어가지 않고 경찰, 검찰 수사단계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 박원순 사건에서 '피해호소인' 표현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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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라고 말해도 '피해를 주장하는' 단계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의 성추문이 하루이틀 일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박원순 시장 사건에서만 '피해호소인'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박원순 시장이 무죄일 수 있다, 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듯합니다. 과거 보수당에서 같은 일들이 있었을 때 맹렬히 비난하던 진보진영이 단어까지 바꾸어가며 박원순 시장을 옹호하자 '남이 하면 불륜이고 본인이 하면 로맨스구나'라는 비난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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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박원순 시장 사건에서 '피해호소인'이란 단어가 가져온 혼란은 정치적인 논란일 뿐 법률용어 상 논란이 될 것은 전혀 없습니다. 피해자, 피해주장자, 피해호소인 어떤 단어를 써도 무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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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뉴스기사에서도 법조계에서도 일반적으로 피해호소인, 피해주장자라는 단어를 잘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이미 통용되고 있는 '피해자'라는 단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4.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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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라는 단어가 문제된 이 시점에, 좀 더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치적인 논란이 아닌, 일반적인 상식선에서의 문제제기입니다. 법률용어로서 '피해자', '가해자'라는 단어가 지금처럼 그대로 쓰여도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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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수사 단계에서 '피해자'는 '피해를 주장하는 자'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죄가 확정되고 난 이후에는 '피해를 입은 자'가 됩니다. 피해자에 대응되는 단어는 '가해자'입니다. '가해를 입혔다고 지목된 자'에서 유죄판결 후에는 '가해를 입힌 자'로 확정됩니다. 이처럼 법률용어로서 가해자와 피해자에는 두 가지 의미가 혼재되어 있습니다. '실제' 피해를 입은 자와 가해를 입힌 자에게 쓰는 단어를 '주장'만 있는 상태에서도 그대로 쓰는 것이 맞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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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단어를 쓰는 것이 맞습니다. 언어가 가지는 힘은 상당하기 때문에 주장만 있는 단계에서 확정적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과 가해를 한 사람으로 인식될 우려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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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가해자'라는 단어는 무죄추정의 원칙 때문에 법규정에서도 잘 나오지 않습니다. 형법, 헌법, 형사소송법 어느 곳에서도 피해자라는 단어는 사용해도 가해자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또한 무고의 경우와 같이 전혀 피해가 없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하고, 역고소를 하여 동일 당사자가 피해자와 가해자 지위를 동시에 가지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에 '가해자'라는 단어사용은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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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가해자'에 대응되는 '피해자'라는 용어도 신중히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피해자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가해자'가 연상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피해자'보다는 '고소인'이나 '신고인', '당사자1' 등으로 부르는 것이 중립적이고 객관적일 수 있습니다. 물론 고발의 경우처럼 신고인과 피해자가 다른 경우도 있고, 피해자를 달리 부르는 증인이나 참고인은 목격자 등에게도 쓰기 때문에 아예 안 쓸 수는 없습니다. 그렇더라도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신중히 사용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단어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는 것은 좋지만, 정치적 논란으로만 끝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